경부고속도로에서 보내는 하루: 귀성길 정체 속에서 만난 작은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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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는 길이다. 집을 떠난 지 30여 년, 변함없이 반복되는 귀성길에 또 올랐다. 어제 일요일까지 딸아이의 연극 공연이 있었기에 귀성 일정은 오늘, 월요일로 미뤘다. 새벽에 일찍 눈을 떴지만 공연을 마치고 늦게 돌아온 딸아이를 꼭두새벽에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이왕 늦은 김에 아침 식사까지 챙겨 먹고 본격적인 귀성길에 올랐다. 문산-서울 고속도로는 생각보다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며칠 동안 극성이던 미세먼지도 한풀 꺾였다. 멀리 북한산이 또렷하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이렇게만 달린다면 금방이라도 부산에 닿을 것만 같았다.

명절 귀성길의 설렘과 정체

명절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렘이 먼저다. 그러나 그 설렘은 곧 현실과 마주한다. 수많은 동행자들 덕분에 도로는 금세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가 시작되었다. 뉴스에서 이미 예보했던 상황이다. 서울 강변북로 역시 귀성 차량으로 거대한 주차장처럼 변해 있었다.

차량 행렬은 거북이 걸음이었다. 하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한강의 윤슬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강 위로 번지는 빛,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진 강줄기 너머의 63빌딩은 마치 작은 미니어처처럼 앙증맞게 보였다. 정체 속에서도 풍경은 제 몫을 다하고 있었다.

고속도로 풍경 속 작은 웃음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정체된 차 안에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대화감정평가’. 순간 사람의 대화를 감정으로 평가하는 곳인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했던가. 코칭과 대화를 생각하는 사람의 시선은 늘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다.

겨우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이제 본격적인 남하다. 그러나 고속도로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진이 빠진다. 경부고속도로 정체는 명절의 또 다른 상징처럼 느껴진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보내는 시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경부고속도로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예상 도착 시간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옥산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어 간다. 뜨끈한 떡볶이 한 접시로 몸과 마음을 달랜다. 휴게소 특유의 분주함 속에서도 잠깐의 여유가 찾아온다. 귀성길은 단순히 이동의 시간이 아니라, 삶을 돌아보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30년 넘게 반복된 길이지만, 매번 다른 풍경과 다른 생각을 만난다. 정체 속에서도 흐르는 것은 있다. 자동차는 멈춰 있어도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또 다른 곳을 향해 움직인다.경부고속도로 위에서 보내는 하루. 고단하지만,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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