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3도 속에서 맞이한 겨울 풍경과 일상의 기록

파주의 어제 아침 기온은 무려 영하 13도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도시는 순식간에 겨울 풍경으로 바뀌었다. 마음은 아직 가을에 머물러 있었지만, 자연은 단호하게 계절을 바꿔버렸다. 이렇게 파주 첫눈은 예고 없이 찾아왔고, 그 순간의 감정과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파주의 첫눈

오후에는 눈 소식이 있었지만, 오전 내내 파란 하늘만 보였기에 예보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저녁 식사 중 문득 창밖의 어둑한 분위기가 이상해 밖을 내다보니, 아파트 단지 위로 커다란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올겨울 첫눈이었다.

눈을 맞으며 걷고 싶어 딸아이와 서둘러 나섰지만, 아쉽게도 이미 눈발은 그쳤다. 그러나 단지 곳곳에 쌓인 하얀 눈은 여전히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다.

파주 겨울 풍경: 눈꽃, 발자국, 그리고 익숙한 공간의 변화

단지 조명 아래 나뭇가지에는 작은 눈꽃이 피어 있었다. 잎을 모두 떨군 겨울 나무지만, 눈꽃 덕분에 한층 아름답고 덜 외로워 보였다. 이 추운 계절을 어떻게 견뎌낼까 생각하면서도, 자연의 강인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눈 덮인 길을 걷다 보니 평소 무심히 지나던 풍경도 새로웠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첫 발을 내디디는 순간, 어린 시절 부산에서 맞았던 첫눈의 기억이 떠올랐다. 세월이 흘러도 첫눈이 주는 설렘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눈 오리 만들기와 첫눈의 소소한 즐거움

딸아이는 눈 오리 집게를 들고 나와 금세 눈 오리 공장을 가동했다. 새하얀 바닥 위에 앉아 있는 작은 눈 오리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귀여웠다. 놀이터 주변에는 눈 오리들이 줄지어 경계 근무를 서듯 앉아 있었고, 아이와 함께 웃으며 잠시 겨울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얀 눈길에서 떠올린 삶의 길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걸으며 문득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이라는 공저 책 제목이 떠올랐다. 눈 위에 남는 발자국처럼, 인생도 모두 처음 걸어보는 길이다. 서툴고 미숙해도 그 안에는 배우는 순간들이 있고, 그 과정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갑작스러운 첫눈 속 단풍잎과 싸리비의 추억

겨울 준비를 하지 못한 마지막 단풍잎들은 눈의 무게에 눌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단풍은 겨울의 방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옆에서 싸리비를 발견해 어린 시절 봉서산에서 빗자루 타고 뛰놀던 기억이 떠올랐다. 딸아이 앞에서 다시 빗자루 비행을 시도했지만, 예전만큼 힘차게 날지는 못했다.

파주 첫눈이 남긴 감정과 겨울의 시작

첫눈이 내리던 그날 밤, 아쉬움과 즐거움이 섞인 감정 속에서 겨울의 시작을 온몸으로 느꼈다. 눈이 가져온 설렘, 잠시 떠올린 어린 시절의 추억, 딸아이와 함께한 따뜻한 순간들이 소복하게 마음에 쌓였다.

이번 파주의 첫눈은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계절이 건네는 인사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과 시간의 흐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For Your Dream Life
by Dream Max